Swordmaster’s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520)
제 555화
143화. 속성 교육(2)
“하…… 나 또 억울해지네? 이 정도 완성도의 광속 찌르기는, 내 속성 교육이 있어도 최소 두 달은 걸릴 줄 알았는데? 그걸 하루도 아니고, 한 시간도 아니고.”
탈라리스로서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실 두 달 만에 완성도 높은 광속 찌르기를 펼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다만 진의 잠재력과 자신의 보조가 합쳐지면 그 정도 기간에 가능하리라 생각했을 뿐.
“……한 번에 해냈다고?”
진은 탈라리스의 반응에 얼떨떨한 눈치였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해냈으니, 당연히 이 정도는 탈라리스의 예상 범위에 포함되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렇게까지 놀라실 일인가?’
우선 탈라리스의 말을 끊고 검을 내지른 것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가볍게 묵례를 했다.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해? 사위, 대체 뭐야? 이 비기 전부터 쭉 연습하던 거야?”
“며칠 안 됐습니다.”
“아하하, 그렇단 말이지…….”
어쩐지 과거, 폭풍성 시절 무라칸에게 처음 마법을 배울 때가 생각났다. 탈라리스는 그때 매번 진의 재능에 충격을 받던 무라칸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이것 참, 내가 사위 하나는 잘 골랐다고 해야 하나. 비궁 안주인으로 두기엔 재능이 아깝단 말이지. 2기수, 조슈아도 나락으로 떨어졌고…… 흐응, 룬칸델 가주 해야겠는데? 가주와 궁주의 혼인은 역사가 없지만, 이제 만들면 되지.”
무라칸에게 마법을 배울 때는 행여 의심을 사지 않도록 일부러 실력을 낮춰 보여주며 진도를 조절했었다.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가속을…… 일곱 번이 아니라, 아홉 번으로 쪼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라고?”
“정확히는 세 번으로 나눈다고 해야겠군요. 아홉 번의 오러 집중을 셋씩 묶어서 하나의 가속으로 보는 겁니다. 그렇게 총 세 번 가속하는 감각을 잡으면, 제대로 된 찌르기가 될 겁니다.”
그 대목에서 탈라리스는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시론이 남긴 비전서에 다소 난해한 대목이 있었는데, 설마 지금 사위가 말하는 바를 뜻하는 것이었나……! 그저 메리를 위한 장치라고 생각했건만.’
재빠르게 다시 비전서를 살펴본 탈라리스는, 진의 말이 정확히 들어맞는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네 누이의 광속 찌르기가 나보다 떨어진다고 했지?”
“예.”
“그렇다면 메리는 네게 이걸 물려줘선 안 됐다. 묘리를 깨우치지 못했을 테니까. 자신의 광속 찌르기가 시론의 것보다 떨어지는 이유를, 단지 무의 성취와 숙련도의 차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메리 누님이라면 언젠가 알아서 해답을 찾을 겁니다.”
“흐응, 그 아이도 분명 특별하니 그렇기는 할 테지.”
하지만 너와 비교하면 그 엄청난 재능도 빛이 바래는구나. 탈라리스는 뒷말을 아꼈다.
“아무튼, 아홉 번의 오러 집중 지점이 어느 순간인지는 나도 알 것 같구나. 다만 또 보여주자니 삭신이 쑤시는군. 다시 펼쳐봐, 한번.”
“예비 동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천천히, 가능한 가장 완벽하게 찔러라.”
진이 정신을 집중하며 자세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펼친 광속 찌르기는, 처음 탈라리스가 보여준 검을 상회하는 위력을…… 드러낼 듯 보였으나.
검에 맺힌 오러가 앞으로 힘껏 뻗어지지 못한 채 볼품없이 부서지는 모습이 이어졌다. 찌르기를 펼친 자세도 무너져서 하마터면 앞으로 고꾸라질 뻔했다.
“아하하하! 방금까진 이 장모를 놀라게 하더니, 이제는 웃길 차례인가 보구나!”
탈라리스가 저렇게까지 웃으니 진으로서도 조금은 머쓱해질 수밖에 없었다.
“욕심이 앞섰는지, 중심이 무너졌습니다. 추한 꼴을 보였군요.”
“그래, 그런 인간적인 모습도 있어야지. 덕분에 실컷 웃었다.”
그러나 말과 달리, 탈라리스는 진이 ‘또 성공할 뻔’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오러 개행에만 너무 집중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기본 자세를 놓쳤을 뿐이다. 사실상 이번에도 한 번에 해낸 것이나 다름이 없어…… 다시 시도하면 반드시 성공한다.’
진이 재차 자세를 취했다.
탈라리스는 조용히 그가 검을 내지르기를 기다렸다.
눈빛을 바꾼 진은 방금 저지른 실수를 점검하며 오러를 끌어올렸다.
이내 허공을 찢으며 광휘를 뿜은 일검은, 룬칸델의 ‘비기’라고 부를 만한 위엄을 담고 있었다.
룬칸델 제5비기
광속 찌르기!
눈을 찌르는 섬광이 번졌다. 그 섬광을 ‘쫓는’ 속도로 뻗어진 검은 공간을 날카롭게 일그러뜨리며 혜성의 꼬리처럼 긴 잔상을 남겼다.
경지에 이른 이들만이 그 찰나의 잔상을 볼 수 있다. 검에서 시작되었으나 동작이 끝난 다음에야 앞으로 나아가는 오러의 선이 검이 가리킨 궤도로 미친 듯이 쇄도하기 때문이었다.
수련장의 얼음벽에 거대한 공동이 형성되었다. 탈라리스가 미리 만빙의 힘으로 강화시켜 두지 않았다면, 진의 오러는 비궁 바깥까지 나아가 하늘에 그 흔적을 남겼을 것이다.
이제 탈라리스는 놀라거나 충격을 받는 대신 순수한 감탄을 내뱉었다.
“호오, 속도는 몰라도, 위력은 분명 내가 펼친 것을 능가하는구나.”
비기를 끝낸 진은 숨을 고르며 고개를 저었다.
“시범은 그저 가볍게 보여주신 것이니까요. 어떤 면에서도 제 검이 감히 탈라리스 님의 무와 비교될 수는 없습니다.”
“아니, 제대로 펼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룬칸델만의 비기인 만큼 재현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그리고…… 음.”
“왜 그러십니까?”
“아홉 번이라…….”
탈라리스는 방금 진의 광속 찌르기를 보며 언뜻 그 비기의 새로운 영역을 마주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오러 집중을 열 번으로 나눌 수도 있겠느냐?”
진은 직감적으로 탈라리스가 그런 말을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설마 개량의 가능성을 보신 겁니까?”
“음, 개량이라…… 애초에 광속 찌르기는 네가 말한 아홉 번의 집중과 세 번의 가속이 완전한 형태임이 분명하다. 다만, 사위는 일반적인 무인이 아니잖아?”
영기, 뇌기, 마력.
일반적인 무인과 달리, 진은 오러를 포함해 총 네 가지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탈라리스는 어쩌면, 그중 한 가지 힘이 광속 찌르기의 ‘열 번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내렸다.
사람들은 보통 이미 완벽한 형태의 무언가에는 의문을 품지 않는다. 검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탈라리스 또한 진처럼 평범한 무인이 아니었다.
“극한으로 빠른 찌르기나 베기는 우리 비궁의 무예에도 몇 가지가 있다. 그리고 그 검들은 모두 오러 개행을 만빙의 힘으로 보완하지. 광속 찌르기에도 똑같은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아니, 거의 확실해. 오러만 사용하는 이들은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지.”
진은 뒷목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번쩍 눈이 뜨이는 기분이었다.
“물론 모든 종류의 검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테지만, 광속 찌르기는 그 단순성 때문에 힘을 추가하는 게 어렵지 않을 거다. 그리고 내 생각엔, 뇌기를 보태는 게 가장 낫겠군.”
룬칸델의 결전기와 비기 일부는 그 근원을 명왕검에 두고 있다.
광속 찌르기의 경우는 룬칸델이 자체적으로 형성한 검이나, 근본적으로 결국 근원을 쫓다 보면 명왕검에 영향을 받은 부분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물론 탈라리스는 그 사실을 모른다. 뇌기가 가장 어울리겠다는 말을 꺼낸 건 순전히 극지에 다다른 무인의 통찰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분명 잘 맞을 거다. 이제 사위와 내가 할 일은, 가속의 마지막 지점을 찾는 것이다. 멋진 검이 되겠군. 사위 이름도 붙이고 말이야.”
“제가 한 것은 없습니다.”
“흐응, 알아. 하지만 내 이름을 붙일 수는 없잖아? 이 또한 날 웃게 한 대가라고 생각해, 흑태자.”
“조만간 그 별명을 최초로 지은 해적을 어떻게 죽여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 * *
그렇게 진과 탈라리스가 수련에 들어서고 2주가 지났다.
킨젤로는 날이 갈수록 아직까지 회담 날짜를 통보하지 않는 진에게 날마다 저주를 퍼부었고, 룬칸델과 지플은 소타 사막에 대한 정보를 통제하며 언론전을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세상엔 조슈아에 대한 어두운 풍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룬칸델은 그의 추락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단 한 번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일반 대중들조차 조슈아의 실각을 유추할 수 있으니, 곳곳에서 공공연한 비밀만이 형성될 뿐이었다.
다만 여전히 친조슈아파였던 언론들은 은근히 그를 감싸는 기사들을 내고 있었다. 실각은 어불성설이며 단지 폐관 수련에 들어섰을 뿐이라는, 그런 내용을 말이다.
로사는 딱히 그걸 저지하지 않았다.
“흐미! 이제 우리 나리가 룬칸델의 차기 지존이시나 다름이 없는데, 아직도 2기수가 왕좌에 앉을 거라는 이야기들이 있네. 답답합니다요. 그 양반은 끝장이 났는데.”
제트가 소식지를 덮으며 말했다.
“제트, 혹시라도 다른 곳에서는 그런 얘길 하면 안 되네.”
“카시미르 경, 제가 그리 멍청하지는 않습니다요, 헤헤. 그나저나 나리는 그날 가볍게 몇 시간 배울 것처럼 가셔서, 벌써 보름째 소식이 없으시니…… 이 제트, 걱정이 됩니다.”
“별걸 다 걱정하는군, 탈라리스 님이 공자를 얼마나 아끼는지 몰라서 하는 말인가?”
“그건 아닙니다요. 다만 나리가 보고 싶다굽쇼. 저도 진짜배기 무골로 태어났으면 매번 나리랑 같이 싸웠을 텐데. 안 그런가, 엔야!”
“그럼요, 제트 아저씨! 아저씨도 저처럼 매일 수련을 해봐요, 혹시 알아요? 숨겨진 재능이 깨어날지도 모른다고요.”
“큭큭, 꿈은 너 같은 청년들의 것이라네.”
“제트 아재 약행.”
근처에 있는 다른 동료들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곧 카시미르와 발카스, 라타 같은 수장급 인물들은 굳은 표정이 되었다.
“귀검. 아무래도 이건 주군에게 알려야 할 것 같군.”
그들이 앉은 테이블 앞엔 소식지와 더불어 칠색조와 귀신대의 보고서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발카스 경.”
“주군께서 그를 얼마나 아끼는지, 내 직접 보았습니다. 물론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서 알리는 게 옳을 것 같군요. 느낌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읽고 있는 보고서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낮은 수준의 숙청 전조 확인 : 하이란 용기사들의 조룡이 모두 황궁으로 모여들고 있음. 여러 정황상 황제의 단순 견제가 아닐 가능성 존재함.
용기사들의 행방은 현재 수준의 첩보로 파악 불가.
첩보 등급을 높이면 발각 위험이 매우 매우 높아지는 바, 티칸 본부의 승인을 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