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051)
〈 1051화 〉궁금한 것이 많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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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지닌 고문 기술을 극한으로 발휘하면서 이교도를 심문했다. 이것은 몹시 간단했다. 지금의 나는 검지와 엄지만으로도 사람의 뼈를 부숴 가루로 만들 수 있었으니까.
그냥 놈의 손가락을 집고 힘을 꽉 주면 연약한 근육이 죄다 압착되면서 내부의 뼈가 작살이 난다. 뺀찌나 니퍼 뭐 그런 것은 이제 내게 전혀 필요가 없는 도구다. 내 맨손이 그런 거 쓰는 것보다 초월적으로 더 강하니까.
“그래… 비석을 둔 것은 너희들이고. 대악마를 불러내려 한 것까지 전부 의도한 거였다고.”
“키에에에엑… 그, 그렇습니다…”
놈들의 대략적인 정체와 목적을 알아낼 수는 있었다.
이 반쯤 세뇌된 이교도들은 리치 그 자체를 섬기는 놈들이었다. 이번에 이 새끼들이 한 것은 리치에게 받은 비석을 이쪽에 배치해 경계를 옅게 만들어서 대악마가 강림하는 것을 유도한 것이었다.
이런 다양한 물 밑 작업은 제법 오래전부터 해왔다고 한다.
물론 다른 거에 대해서도 물어봤는데, 놈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몇 개는 넘어가기로 했다.
“흠.”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이미 한 번씩 추측했던 것에 대한 사실을 재확인하는 과정에 지나지 않았다. 이미 예측하고 있던 것을 확인했을 뿐. 뭔가 새로운 것을 알아낸 것은 아니었다.
정작 리치에 대한 것은 뭔가의 제약이 걸려 있는지 알아낼 수가 없었으니까.
게이트가 이어진 곳. 그러니까 이 새끼들의 본부 위치 역시 마찬가지다. 놈은 대답하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옛날에 안개평원의 이교도들도 이런 느낌이었다.
이교도는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자기가 아는 걸 불었지만, 정작 몇 가지 핵심적인 키워드에 대한 것은 말을 하지 못했다.
아마도 그런 처리와 공정을 받은 녀석들이겠지. 뇌를 조작당했다거나 모종의 최면 마법에 걸린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여태까지 가지고 있던 궁금증들은 대충 해결되었다.
“대악마의 영혼이 필요하다라…”
그게 왜 필요할까.
이 새끼는 리치가 그걸 왜 원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일단 막대한 힘이 담겨 있다는 것 자체는 인정한다.
설마 그걸 흡수해서 자신의 힘을 더욱 강화하려는 걸까?
고작 그딴 이유로 판데모니움과 이 세상을 직통으로 연결해? 이거는 좆민폐를 넘어선 살인행위다. 아주 그냥 씹새끼나 할 짓이다. 놈이 대악마의 영혼을 취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최근 몇 년간 나타난 악마들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모조리 다 이 리치를 탓해야 할 것이다.
만나면 놈의 뼈 하나하나를 잡아 뜯어 뼛가루로 만들어 줄 테다.
“끄으으윽…!”
완전히 씹창이 난 이교도가 신음했다.
다행히 생명의 지장은 없었다.
“이 쓸모없는 새끼. 야, 씨발 니가 그러니까 그 좆같은 리치 새끼한테 이용만 당하다가 이렇게 버려지는 거야 임마. 니가 아는 게 많았으면 여기까지 왔을까? 그 새끼 옆에서 보좌하지?”
“크흐으윽…!”
발로 툭툭 건들면서 조롱하니 놈이 시꺼먼 눈물을 흘렸다. 주인인 리치도 감정이 있으니, 이 새끼도 감정이 있는 것이다.
아무튼 대충 이쯤에서 끊어볼까.
어차피 내가 다 심문하지 않아도 가지고 돌아가면 될 것 같으니까… 하아. 씨발. 근데 이 새끼들을 다 옮기는 것도 문제로군. 어느 세월에 죄다 교회로 가져가고 수도로 이송하냐.
이게 참 힘든 일이다.
그리 정리를 하려던 찰나였다.
“크… 크흐흐흐흐!”
“웃어?”
누워있던 새끼가 갑자기 머리가 돌아버렸는지 웃기 시작했다.
“이 새끼가 웃어?”
“크으… 시, 시간이 되었다. 이 어리석은 놈… 그분께서 아무런 조치도 없이 우리를 보냈을 것이라고 하나…?”
“이 새끼 설마?”
ㅡ끄어어어억!
순간, 이 새끼를 포함하여 저 옆에 누워있던 다른 이교도들까지 전부 아가리로 시꺼먼 핏물을 토해내기 시작하더니.
ㅡ퍼엉!
일제히 심장이 폭발하면서 두 눈을 까뒤집었다. 그다지 크지 않는 폭발이었지만 그것으로 놈들의 갈비뼈가 죄다 튀어나오면서 시꺼먼 심장 조각이 휘날렸다.
“터, 터졌어요!”
“이 새끼들 자결 수단은 다 챙겨 왔네. 이건 어쩔 수 없겠다.”
리즈티나가 기겁하고, 카린이 고개를 저었다.
“염병까고 있다, 이 씹새들.”
심장 폭발이라.
나름 충격적인 광경이지만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다. 언데드 제작의 달인이라면 이런 것은 충분히 할 수 있을 테니까. 어떻게 뭐 보안을 위해서 생명에 시간제한을 걸어둔 것이겠지.
실제로 내가 아니었다면 놈들은 안드로말리우스의 영혼을 완벽하게 탈취하고 후퇴했을 것이다.
“흐음… 전부 다 터졌네요. 한 명도 빠짐없이. 볼 것도 없이 즉사에요.”
뭐가 됐든 실로 용의주도하고 철두철미 하다고 할 수 있다.
“캇트. 그러면 저 기계는?”
“엇.”
어 씨발 설마 기계에도 자폭 장치 같은 것을 달아뒀나? 아니. 달아뒀겠지. 이 씨럼들이라면 반드시 달아둔다. 근데 이거는 달아둔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다. 내가 기계의 구조를 아는 것도 아니고 있다고 한들 뭘 하지는 못할 테니까.
그래도 바로 그쪽으로 달려갔다.
ㅡ쉬이익.
다마스만 한 크기의 기계장치는 이미 시꺼먼 연기를 뿜어대고 있었다. 보석은 녹아내리고 있었으며, 배관들은 다 끊어졌다.
ㅡ퍼엉!!!
곧 내부에서 일어난 폭발이 막타를 쳤다. 뒤이어 타오른 불꽃들이 기계를 시뻘겋게 달구면서 모든 것을 태우려 했다.
“자동으로 파괴가 되도록 설정을 해둔 것이로군.”
“그래 보이네. 그래도 가져가긴 해야지? 불 끄자.”
같이 달려온 카린이 턱을 쓸면서 말했다.
“넹. 아. 누나. 나 근데 칼 뿌숴짐.”
“뭐? 왜? 이 새끼들 때문에?”
카린이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 이딴 새끼들이 백날 지랄을 떨어봤자 뷔갈을 부수지는 못한다. 나쯤 되는 초인이 주먹을 갈기니까 박살 난 거지.
“아니… 그건 조금 있다가 말해줄게. 일단 말하자면 내가 부쉈어.”
“이 새끼 이거 또 존나 지랄하다가 제 분을 못 이기고 깨먹었네. 너 자꾸 그럴래??”
“아. 누나. 혼내지 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니까.”
“뭐 이상한 거로 깨먹은 거면 진짜 누나한테 혼나.”
“내가 칼 쓰는 전사인데 설마 그러겠어? 그리고 재생된다고.”
ㅡ화악!!!
아무튼 카린이 공간을 절단하듯 칼을 내질러 검풍을 일으켰고, 그것으로 기계에 붙었던 불이 꺼졌다. 그래도 애새끼들 하는 짓거리 보면 뭔가 핵심 부품 같은 것들은 다 파괴되었지 싶다.
그래도 가져가면 뭔가 성과는 있겠지.
“급한 불은 껐는데… 뭐 어쩌냐? 안에서 더 터지는 거 아냐? 분해할까?”
“누나 이런 거 분해할 수 있어?”
“힘으로 뜯을 수는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더 터지지 않을까.”
“그렇지?”
“이건 어쩔 수 없어. 그냥 냅두자. 이 상태로 끌고 가는 게 제일이야.”
“그래야되나? 근데 또 터지면…”
“터지는 거지. 이건 우리가 못 건드리는 거잖아. 터지면 불이나 다시 끄자고.”
“씨발.”
바로 장치를 밀어서 적당한 곳에 옮겨 놓았다.
현재 클라우디랑 리즈티나는 앉아서 쉬는 중이었다.
“그럼 이제 어쩌냐?”
“후우.”
펼쳐져 있는 것은 이교도들의 주검과 개작살이 난 언데드 전사들의 파편이었다. 이걸 대체 어떻게 다 처리하지? 우리끼리 하기는 존나 귀찮고 피곤할 것 같다.
가서 성기사들과 기사들의 협조를 구해야 하나?
“성기사랑 기사들 도움 받는 게 낫지 않을까요? 딱 봐도 이 현장 보여주면 감탄하면서 뭐라도 도우려 들 텐데.”
“그게 좋겠네. 그렇게 하자.”
그럼 가서 불러와 볼까.
“잠깐 저기 전진기지로…”
“캇트. 괜찮아. 여기서 쉬고 있어도 될 거야.”
가려고 하니, 클라우디가 내 손목을 잡았다.
“음?”
“아마 기사들도 안드로말리우스랑 싸울 때 일어났던 소동을 느꼈을 거야. 그러면 곧 조사를 하러 오겠지?”
“아. 그러네.”
기사 놈들 오면 그 새끼들한테 짬을 때리도록 하자.
아주 훌륭한 계획이다.
“그럼 잠깐 쉬자고.”
힘을 많이 써서 그런지 몹시 피곤했다. 안드로말리우스에 이어서 데스나이트 놈들을 죄다 갈아버린다고 무리를 했으니까. 이거 일만 마무리 지으면 푹 쉬어야겠다.
그렇게 우리들은 적당한 언덕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야. 그럼 이제 무슨 일 있었는지 말해 봐라.”
“그러니까, 저새끼들 저거 대악마의 영…”
“심문하면서 했던 얘기 말고. 여기 오자마자 있었던 일.”
“넹.”
나는 바로 그녀들에게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말을 하면서 기억을 되짚어 본다. 오늘 있었던 일과 알아냈던 일에 대한 것들은 전부 제대로 정리를 해서 보고서에 작성을 해야만 한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 이건 대체…!”
“세상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아! 저기! 팔라딘과 그 동료분들이…!”
곧 기사들이 들이닥쳤다.
* * *
이미 현장에 증거품들이 널려 있었기에 기사들에게 상황을 전달하는 것은 몹시 간단했다.
나는 그저 있었던 일들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대악마 새끼 죽이니까 이교도 놈들이 게이트를 열고 넘어왔다고. 그래서 죄다 죽이고 전리품들을 챙겼다고.
압도적인 무력을 보고 크게 감명을 받은 것인지 기사들은 내 말을 전부 경청했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 사건을 어떻게 정리할지 논의했다.
“저기! 전진기지로 가서 물자와 인원들을 차출해 오겠습니다!”
“어서 가게! 아! 그리고 그쪽 인원들에게 주변으로 전부 전달하라고 말도 하게나! 종교인들 만나면 전부 불러오고!”
“알겠습니다!!!”
기사들에게 일을 짬 시키니 금방이었다.
그래, 팔라딘이 직접 현장에서 뛰었는데 뒤처리까지 해야 되겠느냐.
이런 건 원래 내가 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 상황이 썩 만족스러웠다.
가만히 설명만 하고 있으면 기사들이 알아서들 척척 해준다. 나는 그저 현장을 빙 둘러보면서 상황을 정리할 뿐이었다. 역시 나는 인텔리한 우두머리 성향이라니까. 나는 현장에서 뛰는 것보다는 맨 위에 군림해서 명령하는 지배자가 어울린다.
그러면서 시간을 보내니 곧 이곳저곳으로 달려나간 기사들이 전진기지에서 병사들과 마차들을 차출해왔다. 이 상황이 익숙한지, 기사들은 시체와 잔해들을 수습해서 마차에 적재하기 시작했다.
나는 지휘관과 이야기를 할 뿐이었고.
“사실 소란은 이미 멀리서 확인을 했었소. 심상치 않음을 느껴, 일단 상황전달에 집중을 해야 한다고 판단해서 조금 늦게 왔다고 할 수 있소이다.”
“그다지 늦지는 않았소.”
안드로말리우스 그 씹새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광역기를 다루던 대악마였다. 그런 놈이 암흑 번개와 불기둥을 뻥뻥 터트리고 있는데 정찰이고 나발이고 못 온다. 그나마 우리니까 피하면서 싸웠던 거지, 이 정도 기사들은 오자마자 통구이가 되었을 거다.
“그런데 대악마라니… 확실히. 그 비현실적인 마법이 휘몰아치던 곳이 허허벌판이 되어 있기는 했소. 이곳저곳에 구멍도 뚫려 있더군… 믿을 수가 없는 광경이라, 아직도 이 현실이 의심되는 것 같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거요. 거기 있던 시꺼먼 늪을 봤소?”
“아…”
그 늪이 바로 놈의 시체다.
“그게 바로 대악마 안드로말리우스의 시체요. 나와 내 동료들이 힘을 합쳐 참살했소. 이것이 바로 우리 인간들의 승리요.”
“정말… 너무나 놀랍소. 팔라딘.”
왕국 기사단 지휘관이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크게 감탄했다. 그는 거의 뭐 감명을 받은 듯한 얼굴이 된 상태였다. 사실 이걸 보면 충분히 그럴 만도 하지.
“아무튼 남은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겠소. 이만 가봐야 할 것 같군. 저 수레들은… 우선 이스반트에 있는 놋쇠성천사회 교회로 옮겨주시오.”
“알겠소이다.”
“아, 그리고 아까 그 대악마의 시체로 만들어진 늪. 그것도 좀 회수해 주셨으면 좋겠소.”
“그것도 교회로 옮기면 되겠소?”
“흐흐흐, 그래 주시오.”
역시 힘이 있으니 다들 말을 잘 듣는군.
그렇게 우리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우리들의 뒤로 기사들과 마차들이 따라붙었다. 역시 기사들이라서 그런지 노가다도 존나 잘한다니까. 현장이 거의 다 깨끗해져 있었다.
그래도 기계장치는 내가 맡아서 가져가기로 했는데, 이건 폭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크게 무거운 것도 아니고 말이다.
“오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엌!!!”
“아니이이이이이잇!!!!”
“이, 이건 대체!!! 이건 대체!!!!!”
“꺄아아아아아아악!!!”
전진기지를 경유하면서 가고 있으니, 소문을 들은 것인지 성기사들이 광인들처럼 질주하면서 달려오는 모습이 저편에서부터 관측되었다.
뭔 미친.
“자네!!!!!”
그중 선두에 있는 것은 단연 바커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