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bsolute on the Tennis Court RAW novel - Chapter 104
테니스 코트 위의 절대자 104화
롤랑가로스 (1) – 부풀려지다
#. 2016년 5월 31일
#-1. 프랑스, 파리
#-2. 스타드 롤랑가로스
#-3. 연습 센터
롤랑가로스가 열리고 열흘째가 되어서야. 나는 드디어 연습 센터에 들어설 수 있었다.
“패스를 좀 보여주시겠어요?”
“….”
“네, 확인했습니다. 행운을 빌어요.”
“감사해요.”
대회의 규칙상, 연습 센터엔 최대 3명의 코치까지 동행할 수 있다.
안드레이 코치님.
에이스 코치님.
필리프 코치님.
이렇게 세 분이 나와 함께했고, 바스코와 란코 코치님은 호텔에서 좀 더 머물다 경기 시각에 맞춰 코트로 올 예정이다.
라커룸에 짐을 넣어두고, 밖으로 나왔다.
향할 곳은 짐(Gym)이다.
“좋아. 러닝머신부터 하자.”
“네.”
“내가 옆에서 속도를 조절할 거야.”
“네.”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한다.
지금은 오전 10시가 조금 안 된 상태다.
오늘은 여섯 개의 소년 단식 매치가 펼쳐질 예정인데, 총 15일에 걸쳐 펼쳐지는 롤랑가로스에서 소년 단식의 경기가 허락된 시간은 단 6일뿐이다.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남자/여자 단식.
관심도 당연히 거기에 쏠려 있다.
뭐랄까.
호주 오픈보다는 조금 덜 친절한 느낌이다.
투어 첫날이 아닌 매치 첫날부터 경기장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부터, 전반적인 분위기에 이르기까지 롤랑가로스는 주니어 선수들을 가혹하게 대하고 있다.
나흘에 걸쳐 예선 경기를 치르는 것도 그렇고, 어떤 선수들은 16강과 8강 경기를 하루에 모두 해야 하기도 했다.
다행히, 나는 아니다.
오히려 No. 01 시드인 치치파스의 일정이 16강과 8강을 한꺼번에 치르는 거라고 들었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가 주최 측을 찾아 강력하게 항의하고 또 언론에 목소리를 냈다고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모른다.
주니어 대회니까.
제아무리 그랜드슬램이라고 해도, 남녀 단/복식을 제외한 남은 종목은 외면받는 느낌이다.
그나마 올해가 매우 친절한 편이라고 하니, 이전 롤랑가로스가 어땠는지를 조금 알 것 같다.
“우주.”
“네?”
“저기, 누가 자꾸 널 보는데.”
“누가요?”
“저기. 여자애야.”
“?”
러닝머신에서 내려와 스트레칭을 하고 있을 때, 필리프 코치님이 고갯짓으로 한쪽을 가리키셨다.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본다.
누구지?
아는 사람인가?
“아는 사람이야?”
“글쎄요. 기억 안 나요.”
“여기 있는 걸 보면, 쟤도 선수일 건데.”
“정말로 모르겠어요.”
“그래도 손이나 한번 흔들어 주지, 그래?”
어려운 일은 아니라서 누운 상태로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여자애가 환하게 웃었다.
어.
기억이 날 것 같기도.
밤하늘.
달과 별.
수영장.
노래.
아!
바르셀로나!
“오~ 기억났어요. 바르셀로나에서 본 애예요.”
“그래? 인사라도 하고 올래?”
“아뇨. 몸을 푸는 게 먼저죠.”
“하하. 그래.”
이름이 뭐였더라?
분명 소셜미디어도 맞팔을 했었다.
필리프 코치님이 골반과 허벅지를 풀어주시는 동안, 나는 누워 있는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매만졌다.
찾았다.
다야나.
저 아이의 이름은 다야나 야스트렘스카다.
오늘 경기가 있었나?
일정을 확인해 보니 그건 아니었다.
그냥 훈련하러 온 것 같다.
“끝났어. 10분 정도 쉬고, 코트로 이동하자.”
“네. 5분 있다가 라커룸으로 갈게요.”
“그래.”
실내에서 진행할 훈련을 모두 끝내고 난 뒤, 본격적인 히팅에 앞서 다야나를 찾아갔다.
이런 식으로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
거의 1년 만인가?
“안녕?”
“어? 아, 아, 안녕.”
“진짜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으, 응. 너, 너는?”
“계속 투어를 다녔어. 아! 나 프로에 데뷔했어.”
“그건 알고 있어. 나도 작년에….”
“아- 작년에 데뷔한 거야?”
“응….”
“나보다 빠른데? 축하해.”
악수하려고 손을 내밀자, 다야나가 흠칫거렸다.
어라.
설마.
“응? 혹시 나, 땀 냄새 나?”
“아니?! 그건 아니야!”
“그래? 그래도 땀 묻은 손으로 악수를 하는 건 조금 미안하긴 하다. 나는 코트 훈련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 만나서 너무 반가웠어. 또 보자.”
“어?! 아, 저기!”
“응?”
“힘내.”
다야나의 응원에, 난 미소로 화답했다.
그러곤 같이 힘내자고 말했다.
“같이 우승이라도 하면 참 좋겠다. 그럼.”
과거 언젠가 플라브시치 코치님은 투어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과 친구가 된다고 이야기하셨다.
함께 아카데미에서 훈련한 경우가 아니라면, 코트에서 친구를 사귈 수 기회는 투어가 유일하다고 말이다. 어쩌면 다야나와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커룸으로 들어서자, 에이스 코치님이 이상한 미소를 지으면서 내게 다가오셨다.
그러곤 어깨동무를 해왔다.
“뽕@알아. 여자애랑 있었다며?”
“네. 바르셀로나에서 본 애예요.”
“걔 이뻐?”
“네?”
“말해봐. 예쁘냐고.”
“….”
음, 글쎄.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외적인 걸로만 봤을 때 다야나는 예쁜 편인 것 같다.
“오~ 그러셔? 그렇단 거지?”
“대체 왜 이러시는 거예요?”
“아니, 그냥…. 가자.”
“??”
파리에서 다시 만났을 때부터, 에이스 코치님은 확실히 뭔가 조금 이상했다.
스튜어디스분께 받은 선물을 버리려고 하지 않나.
안드레이 코치님에게 질투하지 않나.
그리고 괜히 엮어보려고까지.
…오- 알겠다.
“저기, 에이스.”
“왜?”
“혹시 요즘 외로우세요?”
“푸웁-!”
뒤따르던 필리프 코치님이 물을 내뿜으며 자리에 주저앉으셨고, 더 뒤에서 걷던 안드레이 코치님이 깜짝 놀라며 멈춰 서셨다.
그리고 에이스 코치님은.
“너….”
“인기 있다고 남 놀리는 거 아냐.”
“제가요? 코치님을요? 놀려요?”
“이따가 두고 봐. 제대로 샷을 날려줄 테니까.”
“그건 저야 좋은데….”
“쉬잇. 조용히 해.”
“….”
입술을 삐죽대며 먼저 걸어가는 에이스 코치님.
왜 저러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우주.”
“?”
“몰라서 그러는 거겠지만, 너는 가끔 잔인하게 굴 때가 있어.”
어깨를 두드린 필리프 코치님이 얼른 에이스 코치님의 곁으로 다가서셨고, 뒤이어 내 곁으로 온 안드레이 코치님은 푸근하게 웃으시며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셨다.
뭐.
“사실, 별로 생각이 없어요.”
“하하. 그래. 어서 가자꾸나.”
“네.”
오늘은 나의 롤랑가로스 데뷔일.
한데 그런 것 치곤.
타앙!
“오~!! 제대로 받아쳤잖아!!”
“아까 제대로 샷을 날린다면서요!!”
“시꺼!! 이 건방진 뽕@알 같으니!”
“다시 갈 거죠?!”
“당연하지!!”
조금도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하루가 되고 있다.
* * *
#. 오후 12시 05분
#-1. 스타드 롤랑가로스
#-2. 코트 1
햇살이 가장 뜨거운 한낮은 선수들이 매치를 치르기 가장 싫어하는 시간대다.
ATP의 규칙에 따라 투어가 끝난 선수들로부터 만족도 조사를 받아야 하는 개최 측으로선, 평가에 직접 영향을 주는 성인 선수들 경기를 오후에 배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비게 되는 낮 경기를 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종목에 할애하는데, 주니어 소년 단식도 그중에 하나다.
하지만, 이번 매치는 나름 신경을 썼다.
코트 1에 배치한 것이다.
“벌써 꽉 찼어요.”
“…믿을 수 없군.”
.
.
▷ 매치 시작 20분 전
0 0 : 죠프레 블랑캐누
0 0 : 신우주(4)
프랑스 테니스 협회의 주요행사 조직 수석 부사장 디디에 지라흐가 믿기 어렵단 표정을 짓는다.
주니어 단식 예선 첫 경기에 이렇게 많은 팬이 온 것은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다른 매치보다 동양인 관중의 비중이 상당해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70% 정도가 서양인이었다.
“확인했습니다. 3,900석 전부 매진이랍니다.”
“오후 경기는?”
“2,300석 정도….”
“울랄랄랄랄라….”
스타드 롤랑가로스의 코트 1은 과거 ‘제3 경기장’으로서 수많은 명승부를 만들어왔다.
경기장 자체는 매우 작은 규모로, 건축가 쟝 로베라(Jean Lovera)가 인접한 메인 코트 필립 샤트리에(Philippe Chatrier)와 의도적으로 대비되도록 만들어졌다.
각지고 큰 코트 옆에 동그랗고 작은 코트가 하나 있으면, 메인 코트의 웅장함이 더울 도드라질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쟝 로베라의 발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지만, 그도 한 가지 예측하지 못했던 것은 코트 1의 인기였다.
코트가 작고 오밀조밀하다 보니 관중석에서 좀 더 가깝게 매치를 볼 수 있었는데, 선수들의 호흡 소리까지 들릴 정도여서 오래 지나지 않아 ‘투우장(Bullring)’이란 별명을 얻게 됐다.
이 코트에서 펼쳐진 가장 유명한 매치는 일명 ‘드롭드 팬츠(Dropped Pants)’라고 알려진 마라트 사핀과 펠릭스 만티야의 시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업적 이득을 늘리기 위해 철거가 예정되어 있었고, 2018 롤랑가로스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 결정된 상태다.
보통이라면 이곳은 남자/여자 단식.
남자/여자 복식 상위 라운드.
그리고 8강 이상의 주니어 단식 경기들만 치러지는 곳이었다.
이렇게, 주니어 단식 1라운드가 배정되진 않는다.
최근 신우주의 인기가 전 세계 여러 미디어를 통해 조명이 되자, 디디에 지라흐가 밀어붙여 경기 장소를 바꿨다.
본래는 800석 규모의 평범한 숫자가 붙은 코트가 배정되었었는데, 최소 2,000석은 채울 수 있다고 주장하여 추가적인 운영비용을 감당하고 코트 1으로 변경한 것이다.
또한, 이례적으로 중계도 예정됐다.
“걱정인 건, 죠프레의 컨디션입니다.”
“좋은가?”
“네. DTN의 코치들이 자신만만하더군요.”
“…거기까진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어.”
“그건 그렇죠.”
디디에 지라흐도 오늘 신우주와 상대하게 될 선수를 매우 잘 알고 있었다.
죠프레 블랑캐누(Geoffrey Blancaneaux)는 클레르퐁텐으로 유명한 프랑스 국가 기술국(DTN) 출신으로, 기교적인 부분에서는 역대 손꼽히는 재능이란 소리를 들었다.
프랑스인들이 가장 집착하는 기술과 예술성 면에서 스타가 될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을 받았는데, 문제라면 특유의 단점도 모두 가졌다는 것이었다.
게으름.
포기가 쉬운 성격.
허영심.
겉치레 등.
굳이 테니스가 아니더라도 문제 될법한 요소들까지 골고루 갖춘 것이 죠프레 블랑캐누다.
그래서 DTN의 코치들은 [“죠프레가 테니스에 집중하면, 제2의 앙리 코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데 그런 죠프레의 컨디션이 매우 좋은 듯했다.
좋으면서도, 아닌 기분이 동시에 밀려들고 있다.
프랑스인으로서 자국 주니어 선수가 롤랑가로스에서 활약하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투어를 주최한 입장에서는 신우주가 계속 화제를 불러 모으는 것이 좋았다.
만약 죠프레 블랑캐누가 신우주를 꺾는다면, 다른 종류의 화제가 생기겠지만 기껏해야 다음 매치까지다.
“일단, 경기를 지켜보지.”
“네.”
라파엘 나달의 기권이 뼈아프긴 했지만, 올해도 롤랑가로스는 성공적이란 이야기와 함께 전 세계에서 4개뿐인 그랜드슬램 대회로서의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성공적인 투어를 위해 노력해온 이들.
당연히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들을 칭찬하느라 정작 스스로는 칭찬받을 기회가 없었던 디디에 지라흐는 오늘 매치가 본인에게 선물하는 따뜻한 치킨 스프가 되길 바라고 있다.
빈 곳 없이 꽉 들어찬 코트 1.
그걸 보는 것만으로, 디디에 지라흐의 영혼은 이미 절반쯤은 위로를 받았다.
* * *
【“르 쥬어, 블랭캐누.”】
.
.
▷ SET 1
2 : 죠프레 블랭캐누
1 : 신우주
예상했던 대로, 상대는 무척 빨랐다.
속도는 지금까지 만난 상대 중 제일인 것 같다.
그래서 보이는 몇 개의 특징이 있었다.
지금까진, 그걸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
(이네스 나스타시) – France tv 코멘테이터
“블랑캐누의 발놀림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본인이 가진 속도에 얼마나 자부심이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미카엘 로드라) – France tv 해설
“샷 콤비네이션이 매우 훌륭했습니다. 짧게. 길게. 좌우. 어떤 것 하나 똑같이 샷을 보내지 않습니다. 늘 변화를 주려고 하고, 늘 판도를 바꾸려고 들죠. 하지만 많은 선수가 저렇게 하지 않는 건, 기술과 체력을 모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매우 어려운 방식의 테니스예요. 그런데, 그걸 매우 잘 보여주는군요.”
.
【“Il est temps, joueur prêt.”】
(타임, 플레이어 레디.)
롤랑가로스는 심판의 모든 콜이 불어로 진행된다.
그래서 나도 몇 개의 단어를 외워뒀다.
이것 말고도 조금 색다른 특징이 있다.
【“Duex(2) Un(1), 에트호 서비스, 우주.”】
세트가 시작될 때. 그리고 포인트가 나온 순간부터 모든 서브가 시작되기 직전, 심판은 꼭 이렇게 세트 점수와 포인트 점수를 이야기했다.
이런 사소한 차이가 신기하고 재미있다.
통, 통, 통.
통, 통, 통.
상대는 리턴 위치가 많이 뒤에 있다.
얼추 두 발 정도.
반응 속도와 발이 빠르다면, 저렇게 뒤에서 리턴 포지션을 잡는 게 브레이크(Break)의 확률이 높다.
라파엘 나달 선수의 리턴 위치도 일반적인 것보다 한참 뒤에 있는데, 특히 이런 클레이코트에선 뒤에 선다는 것에서 오는 장점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다.
클레이코트는 바닥에 튕긴 순간 느려진다.
충격이 고스란히 흡수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렇게 뒤쪽에 리턴 포지션을 잡아도 서브를 따라갈 수 있고, 볼이 느려졌을 때 받아칠 수 있어 강한 샷을 가져가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뒤에 서는 만큼 더 많은 거리를 달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발에 자신 있다면 저건 좋은 전략이다.
하지만,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나는 그걸 실험해 보기로 했다.
탕!
.
(앤서니 허드슨) – BeIN 호주 코멘테이터
“오! 좋은 서브입니다. 슬라이스 같았어요. 그렇지 않나요?”
(존 바틀렛) – BeIN 호주 해설
“전략을 조금 튼 것 같네요. 상대의 발이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이니까 더 멀리 도망가는 방향을 택한 것 같은데, 계속 저런 식으론 할 수 없습니다. 상대도 익숙해질 테니까요. 그렇지만, 기습적인 시도로는 높은 점수를 줄 만합니다.”
.
듀스(Deuce)코트에서 기습적으로 슬라이스서브를 넣는 것은 언제나 먹혔다.
이후 듀스코트에서 내가 서브를 넣을 때마다, 상대는 슬라이스를 머릿속으로 생각할 거다.
그리고 다음 차례.
통, 통, 통.
통, 통, 통.
난 애드(Ad)코트에서도 다른 방식을 가져갔다.
타앙-!
백핸드 방향 깊은 곳을 잘 찔러 들어간 서브를 상대는 빠르게 반응하여 받아냈다.
지금까지는 이 느리고 길게 전해져 오는 리턴을 하프발리 형식으로 받아쳐 서브 게임의 이점을 빼앗겼지만, 지금 나는 이미 네트에 거의 다다랐다.
머리 위 느리게 오는 볼을 바라보며 난 라켓을 내리쳤고,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며 바로 득점이 되었다.
“와아-!!”
【“트헝트, 제호.”】
짝짝짝짝짝.
슬라이스.
서브&발리.
다음은.
타앙-!
탁.
.
(이네스 나스타시)
“다시 우주가 점수를 가져가는군요. 이전 게임들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게 느껴집니다. 훨씬 편안하고 또 자신감 있게 본인의 서브 게임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
.
(김정배) – JTBS 해설
“전형적인 신우주가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입니다. 상대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샷과 콤비네이션을 짜거든요? 제가 블랑캐누였다면 지금 무척 당황했을 겁니다.”
.
지금은 몸통으로 보낸 샷이었다.
좌우로 찌르는 플랫(Flat) 서브를 보내다가 오늘 처음으로 몸통을 겨냥한 서브를 날렸는데, 클레이코트라 높게 튀는 것도 있어서 상대는 불편한 자세로 스윙하다 리턴에 실패했다.
【“꺄홍트, 제호. 라 발레 드 쥬어, 우주”】
(40, 0. 게임 포인트, 우주)
통, 통, 통.
통, 통, 통.
조용해진 코트 위.
내가 볼을 튕기는 소리만이 들렸다.
지금까지 투어를 계속해오며 만난 사람들이 떠올랐다.
챌린저 레벨에서 경기했던 선수들은 전부 기억한다.
그들은 확실히 개성이 뚜렷했다.
오늘 만난 상대도 작은 신장을 점프와 발로 만회하는 확실한 개성을 지니고 있었지만, 테니스 자체는 챌린저 선수들에 비하면 정돈된 느낌은 아니었다.
군데군데, 뚫려 있는 구멍이 보였다.
난 그것으로 상대를 흔들려고 한다.
타앙-!
이번엔 아까완 반대로 포핸드 방향 플랫 서브.
하지만, 똑같이 네트를 향해 달렸다.
상대는 이번에도 샷을 깎아내리는 느낌으로 느리고 긴 리턴을 시도해 왔지만, 네트 앞에 도착한 내게 느린 샷은 입맛대로 처리하기 좋은 먹잇감이었다.
탕!
“오오-!”
“와-!!”
짝짝짝짝짝.
【“르 쥬어, 우주.”】
다시 2:2로 균형을 맞춘 게임.
난 매치를 가져갈 준비가 되어 있다.
.
.
▷ GAME SET
2 1 : 죠프레 블랑캐누
6 6 : 신우주
[챌린저 4개 대회 연속 타이틀 위너가 자신의 클래스를 롤랑가로스 주니어 소년 단식 1회전에서 증명했다. – ESPN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