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184
61. 샤만코와 던전 두더지
“인벤토리 오픈.”
어째서 샤만코의 욕심쟁이 룰렛에서 세 개의 잔여 스탯포인트가 아니라 포식이 나왔는지는 모른다.
더욱이 그동안 나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으니 더.
생뚱맞고 뜬금없는 상황.
그래서 궁금증에 곧바로 인벤토리에서 꺼냈다.
“아이템 확인.”
[포식 1회 사용 주문서 (등급 없음)-획득시 귀속.
-포식을 사용할 수 있다. 단, 포식 가능한 대상은 한정되어있다.]
거래가 안 되는 귀속 아이템.
이건 충분히 이해가된다.
포식의 군주의 포식정도라면 충분히 그럴만하니까.
“그런데 포식 가능한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니? 이게 뭔 뜻이야?”
회귀 전에 포식의 군주의 악명이 자자했기에 얼추 안다.
직접 상대도 해봤고.
포식.
먹는 거다.
다만 빵이나 쌀, 고기나 음료 같은 것은 포식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건 그냥 먹는 거다.
그리고 아이템이나 돌, 나무 및 전자제품 같은 것도 당연히 포식의 영역에 있지 않다.
“분명 포식의 대상은 몬스터, 일반인, 바리움, 신리움이었지.”
내가 알기로 딱 4종류다.
포식은 단순히 먹어 배를 불리는 것이 아닌 상대방의 능력이나 스킬 등을 뺏어오는 것이니까.
물론 포식을 사용해서 뺏어올 것이 없다면 자신의 몸을 둘러싼 살덩이라도 키우는데 사용했고.
그렇게 포식의 군주는 마구잡이로 포식 스킬을 사용했다.
그래서 악명이 하늘을 뚫을 정도로 치솟았고.
절대 제한 혹은 한정 같은 것이 없었다.
만약 그런 것이 있었다면 포식의 군주가 그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테고 티가 분명 났을 것이다.
“그런데 주문서는 포식 대상이 한정되어 있단 말이지. 아, 그런데 나한테는 추출이 없잖아. 그럼 포식만 한다는 건가?”
모르겠다.
아무리 봐도 설명이 너무 성의가 없다.
“결국 한번은 직접 몸으로 부딪쳐봐야 한다는 건데…”
직접 한번 사용해봐야 제대로 포식의 효과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손안에 든 포식 1회 주문서를 내려다봤다.
찢으면 바로 사용이 가능한 상태.
“후.”
하지만 한숨만 내쉬었지 찢지는 않았다.
주변은 온통 벽으로 막혀있고 돌덩이 뿐이니까.
포식을 할 껀덕지 자체가 없다.
“또 언제 포식이 나온다고 장담할 수 없고.”
포식이 어떤 확률을 뚫고 나왔는지 알 수 없다.
앞으로 몇 개월, 몇 년을 안 나올 수 있다.
물론 내일 당장 또 나올 수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 사용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그래. 우선 가지고 있자. 언젠가 사용할 기회가 있겠지.”
상대방을 잡아먹는다는 찝찝함?
없다.
아, 물론 일반인까지 잡아먹을 생각은 없다.
엄청난 보상을 준다면 모르겠지만.
하지만 신리움이라면 아무런 보상을 주지 않는 다해도 포식을 사용할 의향은 있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특히 던전 제작자라면 무조건.
물론 사용 가능한 한정 대상에 포함이 되어야겠지만.
“어서 여기를 나가고 싶네.”
조급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았다.
나 스스로 불안하고 조급하게 만들었던 샤만코의 욕심쟁이가 완벽하게 정상으로 돌아왔으니까.
분명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데 해결된 상황.
여전히 왜 그랬는지 또 왜 정상으로 회복됐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우선 회복됐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그것도 완벽하게.
“그럼 이제 기다리는 것뿐인가?”
남은 것은 이 감옥 같은 던전에 갇혔다는 사실 하나.
하지만 이 감옥 같은 던전이 평생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 침착하게 기다렸다.
“히히히.”
샤만코는 웃으면서 천천히 언덕을 거닐었다.
그리고 머리카락으로 만든 줄로 연결된 던전 두더지가 그 뒤를 따랐다.
던전 두더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풀어줘!]뀨! 뀨!
“안 돼! 이제부터 너는 내꺼야!”
욕심쟁이 샤만코.
자신의 것이 된 것을 단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던전 두더지도 그렇고.
“자. 이거 먹어.”
샤만코는 던전 두더지를 집어 들어 손바닥에 올려놓고 주변에 널린 달콤한 먹거리를 내밀었다.
이제 던전 두더지는 자신의 것을 탐내는 존재가 아닌 자신의 것이니까.
찹. 찹.
던전 두더지도 언제 뀨! 뀨! 거렸냐는 듯이 눈앞에 놓인 달콤한 먹거리를 먹기 시작했다.
던전 두더지는 달콤한 것에 사족을 못 쓰니까.
달콤한 것만 내준다면 상대가 누구더라도 졸졸 따라가는 수준으로.
그곳이 지옥이라도.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던전 두더지도 처음과 달리 자신을 묶은 줄을 풀어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왜냐, 힘들게 공간을 뚫을 일도 없었고 샤만코가 뻥뻥 차대며 귀찮게 하는 일도 사라졌으니까.
더욱이 지천으로 널린 달콤한 것을 먹는 것에 샤만코가 더 이상 아무런 터치가 없었고.
[역시 팔을 꺼낸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어.]뀨! 뀨!
던전 두더지는 한껏 배를 채우고 그대로 배를 드러내고 드러누웠다.
마치 제집인양 편안하게.
“자! 뛰어!”
물론 가끔 미친 듯이 뛰어 노는 샤만코 뒤를 쫓아야 하는 경우만 제외하고.
샤만코는 잃었던 두 팔이 다시 생긴 뒤로 더 열정적으로 놀았다.
물론 포식이 먹었던 한쪽 팔에는 전과 달리 검은색의 커다란 점이 생겼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의 팔이니까.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사할린 마가로프 지역.
카즈나리는 거의 한 달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서.
“제기랄! 제기랄!”
카즈나리 스스로도 커다란 문제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더 미칠 지경이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귀속이라고 귀속! 귀속의 뜻도 몰라?”
바로 자신의 소유인 던전 두더지의 귀속률이 갈수록 떨어지기에.
그리고 그때 또 메시지가 울렸다.
[던전 두더지에 대한 귀속이 1% 하락했습니다.-총 95% 하락.]
“허…”
1% 하락하는 것이 쌓여 벌써 95%에 다다랐다.
물론 100%에 다다르면 어떻게 된다는 내용은 없지만 카즈나리는 직감했다.
100%가되면 던전 두더지가 더 이상 자신의 소유가 아닐 거라는 것을.
지금도 교감과 소환이 안 되지만 앞으로도 평생 안 될 거라는 것을.
“멍청했어. 너무 멍청했어. 두려움에 먼저 선수를 쳤는데 그것이 내 무덤을 파는 짓이었던 거야.”
이지원의 성장세가 두려워서 발을 묶어놔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청룽과 나유타를 끌어들였다.
그들도 이지원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으니까.
영공을 이용한 공작을 방해함으로써.
확실히 중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길드답게 지원도 확실했고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초반만 하더라도.
“도대체 어디서 일이 잘못된 거지?”
이와 같은 수작이 이지원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몇 번이고 사용했고 그 효과를 봤다.
그래서 시도를 했고.
성공을 자신했으니까.
“2일! 2일밖에 남지 않았어!”
하루에 1%씩 총 3번 메시지가 떴다.
카즈나리는 아무것도 못한 채 던전 두더지에 대한 귀속이 하락하는 것을 쳐다만 봐야 하는 현실을 원망했다.
그리고 후회하고 후회했다.
먼저 나서서 이지원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것을.
괜히 먼저 나서서 잃지 않아도 될 것을 잃게 생겼으니.
던전 제작자의 제작 던전에 갇힌 지 4개월째.
“후우…”
자리에 편하게 앉아 길게 숨을 내쉬었다.
요즘에 하는 것이라고는 이게 전부다.
이거라도 안하면 분노가 짜증이 나를 지배하니까.
“그나저나 포식은 그때 이후로 안 나오네.”
한 달 전에 뜬금없이 포식이 나온 이후로는 전부 3개의 잔여 스탯포인트만 나왔다.
그래서 사용하기가 더 애매했다.
혹시나 비장의 카드가 되지 않을까하고.
그리고 그때 메시지가 울렸다.
전혀 생각지도 않은.
[제작 던전의 클리어 조건을 달성하였습니다.-보상이 제공됩니다.] [8등급 이상의 아이템이 나오는 랜덤 상자가 제공됩니다.] [1~3억 골덴링이 나오는 랜덤 상자가 제공됩니다.]
“응? 뭐야?”
멍하니 메시지만 바라봤다.
“내가 또 뭘 했다고?”
이번에는 정말 아무것도 안 했다.
할 것도 없었고.
그래서 갑자기 뜬 클리어 달성 메시지가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메시지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1시간 뒤에 제작 던전의 출구로 튕겨져 나갑니다.]강제로 튕겨져 나간다는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우선 보상으로 지급된 랜덤 상자에 다가갔다.
어안이 벙벙한 것은 벙벙한 거고 눈앞에 놓인 랜덤 상자는 절대 놓고 갈 수 없기에.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도 아니고 나 원 참.”
먼저 1억~3억 골덴링이 나오는 랜덤 상자 앞에 섰다.
메인은 8등급 이상의 아이템이 나오는 랜덤 상자니까.
뜸들이지 않고 과감하게 열어젖혔다.
[랜덤 상자에서 2억 5000만 골덴링을 획득했습니다.]“오! 괜찮네.”
중간이 2억 골덴링인데 2억 5000만 골덴링이면 잘나왔다.
그리고 곧바로 다른 랜덤 상자 앞에섰다.
“4개월이야. 4개월.”
아무것도 못하고 허송세월한 것이 4개월이다.
하지만 여기서 괜찮은 아이템이 나오면 마냥 4개월을 허송세월로 보낸 것이 아니게 된다.
오히려 값진 시간을 보낸 것으로 뒤바뀔 수 있다.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젖혔다.
천년만년 혹한의 추위를 자랑하는 종굴다크 지역의 가장 깊은 곳에서 가져온 빙하를 가공하여 만든 장갑이다.
뛰어난 대장장이가 혼신을 다해 제작하여 뛰어난 효과를 자랑한다.
-모든 스탯포인트 100씩 증가.
-힘 300 증가.
-아이스 계열 관련 모든 피해량 15% 감소.
-관통방어 75 증가.
-치명타 피해량 110% 감소.
-착용자에게 공격을 성공시킨 자에게 1% 확률로 꽤 뼈아픈 동상 피해를 줌. (꽤 뼈아픈 동상 : 3초간 이동속도 45%, 공격속도 45% 감소, 초당 전체 생명력의 3% 감소.)
-내구력 : 722500/722500
-물리방어력 2050증가, 마법방어력 2400증가.]
“오!”
나쁘지 않다.
더욱이 오랜만에 획득한 8등급 이상의 아이템에 가장 필요로 했던 장갑이고.
곧바로 장갑을 착용했다.
[빙하의 장갑을 외형에 드러나게 하시겠습니까?]“아니.”
거절을 하고 현재 착용한 아이템들을 찬찬히 들여다봤다.
악세사리를 제외하고 8등급 무기에 8등급 투구, 갑옷, 장갑 거기에 9등급 망토, 10등급 부츠를 착용중이다.
유일하게 바지만 경매장에서 구입한 7등급 수호자의 바지고.
“허…”
기본이 8등급인 상황.
회귀 전의 경험도 있기에 안다.
모두가 꿈꾸는 아이템의 마지노선이 7등급이라는 것을.
8등급은 애초에 꿈도 안 꾼다.
왜냐?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아니까.
그만큼 7등급과 8등급의 격차는 하늘과 땅 끝이다.
“그런데 나는 기본이 8등급 이라는 거지. 고맙군. 던전 제작자. 8등급 장갑을 줘서.”
이곳은 제작 던전.
즉, 보상도 던전 제작자가 걸었다.
아마 무적 상태인 보스 몬스터를 투입했기에 내가 클리어 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예상하고 8등급 아이템을 보상으로 제공했을 것이다.
물론 보상은 보상이고 초대해준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지만.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사이 내 몸이 저절로 던전 밖으로 끌려 나갔다.
4개월 만에.
철썩~ 철썩~
“여기는 어디야?”
순간 던전 밖으로 빠져 나오자 보이는 것은 온통 바다였다.
내가 있는 곳은 조그마한 섬이고.
하지만 상관없다.
내가 어디에 있든 늑대 인간 일족의 증표를 사용하면 페로 제도로 이동이 가능하다.
거기에서 런던으로 나가면 메신저 길드의 텔레포트 존을 이용해 1분 안에 어디든 갈 수 있으니까.
물론 던전 제작자의 제작 던전에서는 무용지물이었지만.
그리고 곧바로 일족의 증표를 사용할 찰나에 소통의 고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아들!!!”
“어… 엄마?”
소통의 고리로 엄마의 고함소리가 그대로 들렸다.
그리고 깨달았다.
4개월만의 소통의 고리로 하는 연락이고 떠나기 전에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연락하기로 했던 약속을.
“흐어엉. 어디야? 어딘데 왜 연락도 안 되는 거야?”
소통의 고리 너머로 아이처럼 목 놓아 우는 엄마의 목소리가 여실히 전해졌다.
“아니. 그게…”
“왜. 왜. 연락이 안 되는 거야! 왜! 엉엉.”
목 놓아 우는 엄마 앞에 차마 뭐라고 변명하기 애매했다.
더 걱정만 끼칠 테니까.
“흐끅. 흐끅. 지금… 어디야?”
“이제 집에 갈려고.”
“빨리 와. 빨리.”
“응. 알았어. 곧 도착할거야.”
겨우 엄마를 달래도 소통의 고리를 끊었다.
내가 던전 제작자의 던전에 나오자마자 소통의 고리가 울린 것으로 봐서는 소통의 고리가 불이 나도록 나에게 연결을 시도한 것 같았다.
그래서 미안했다.
곧바로 늑대 인간 일족의 증표를 사용했다.
그리고 늑대 인간 일족의 성지 페로 제도에 도착했는데 거기에서도 난리였다.
“지원오빠.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예요? 소통의 고리도 안 되고.”
“지원군 소통의 고리고 안 통하는 곳이라니. 설마…”
특히 카일리 아거시와 로드 슈트반 아거시까지 달려들어 자초지종을 물어왔다.
로드 슈트반 아거시는 뭔가 짐작하는 것이 있는 것 같았지만.
“죄송합니다. 그럴 사정이 있어서요.”
곧 주위를 둘러싼 늑대 인간 일족에게 양해를 구하고 곧바로 런던으로 이동했다.
늑대 인간 일족도 내 말에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고 놓아줬다.
서울 강남 집.
72번 상점의 메신저 길드의 텔레포트 존을 빠져 나오자마자 블링크1, 2를 사용해 빠르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엄마와 할아버지를 포함해 이제는 내 식솔이라 할 수 있는 300명 전부다 집 밖에 나와 있었다.
그리고 내 모습을 보자마자.
“흐어엉! 왜! 왜! 그동안 연락이 안 된 거야!”
곧바로 엄마가 나에게 달려들었다.
눈물 콧물 흘리면서.
그게 더러워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에 나를 향한 온갖 걱정이 함축되어 있었으니까.
“미안해. 엄마. 조금 일이 길어졌어.”
“흐어엉.”
나를 안은 채 눈물을 쏟아내는 엄마에게 할 말은 그것뿐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엄마의 몸이 온통 뼈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야위고 야윈 상태.
그렇게 나를 한창동안 안으며 눈물을 쏟던 엄마가 입을 열었다.
짙게 드러난 눈물 자국을 닦으며.
“밥은?”
“먹어야지. 배고파.”
“들어가자.”
“응.”
그제야 조금 진정이 된 듯 내 손을 꽉 잡고 이동하는 엄마를 따라 같이 이동했다.
그리고 그제야 할아버지와 300명의 식솔들이 한마디씩 했다.
“많이 늦었구나.”
“죄송합니다.”
“도련님! 왜 이제와요!”
“맞아요. 연락이라도 하시지.”
“그래도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맞습니다!”
그리고 그들 뒤로 송해창과 송해인도 보였다.
성지 페로 제도에서부터 따라온 카일리 아거시와 신화 길드, 라비 길드원도.
멀찍이서 그들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들의 모습에도 온갖 걱정이 그대로 드러났으니까.
이지원이 가족과의 만남을 가지는 시간.
벤텐섬 앞.
카즈나리를 낮게 되뇌었다.
“갔군.”
던전의 효용 가치가 다 한 이상 제작 던전은 사라진다.
제작 던전을 유지시키던 기운은 원래의 기운을 빼왔던 던전으로 돌아가고.
그렇게 카즈나리는 던전 자체가 사라진 벤텐섬 앞에서 허망한 시선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몇 시간 전에 울렸던 메시지를 떠올렸다.
던전 두더지에 대한 귀속이 100%하락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울렸던.
절망.
끝.
던전을 아무리 만들고 만들어도 더 이상 완성을 할 수 없다.
“던전 두더지 교감. 소환.”
[…….]이제는 교감과 소환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도 뜨지 않았다.
소유권이 사라진 상태.
“허허허.”
허탈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곧 웃음을 지우고 입을 세게 깨물었다.
이대로 넘길 수 없으니까.
자신은 던전 제작자.
던전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게 자신에게 주어진 힘이고 자신이 강해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전용 스킬도 전부 던전 제작에 관련되어 있고.
“트롤 마켓에서 그걸 사서 이지원을 찾아 가야겠지? 내 모든 것을 내놓는 다해도 던전 두더지는 다시 찾아와야하니까.”